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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i승? 복소수에 대해 알아보자!

$$$i$$$의 제곱은 -1이고, -1의 제곱은 1이지… 흠… 근데 $$$i$$$$$$i$$$승은 뭐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이다. 이에 대한 답변을 알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개념을 알아야한다. 복소수의 개념에서부터 오일러 방정식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거듭제곱, 방정식 등의 간단한 개념은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복소수? 그게 뭔데?

사람들은 항상 필요에 따라 수를 만들어왔다. 그게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자연에서 이에 대응되는 개념이 있는지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적으로는 필요에 수 체계를 확장했다고 보아도 된다.

자, 다음의 방정식을 보자.

$$ x^2=-1$$

이 방정식의 해는 (복소수라는 개념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실수 안에서 이 방정식의 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정식의 해를 만족시키는 수를 만들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랐고, 수학자들은 필요에 따라 이 방정식의 해를 $$$\pm i$$$라고 정하게 된다.

어색할 수도 있고,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수는 항상 이런 식으로 고안되어 왔다. 간단하게는 양수라는 개념만이 있을 때 $$$x+1=0$$$이라는 형태의 방정식의 해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양자역학이 개척되고 난 후에는 자연에서도 근본적으로 복소수의 개념이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전자기학에서도 기술적으로 복소수를 도입하면 굉장히 계산이 깔끔해진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허수인 $$$i$$$를 정의하고 나면, 원래 알고 있는 체계인 실수와 결합하여 복소수를 생각할 수 있다. 즉, $$$ 1+i$$$와 같은 수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복소수는 $$$x^2=-1$$$을 만족시키는 수인 $$$i$$$와 실수의 합으로 나타내어지는 수이다. 그리고 $$$i$$$의 실수배로 표현되는 복소수를 허수라고 한다.

(보다 엄밀한 정의는 복소해석학 시리즈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 시리즈를 완결시킬지는 모르겠다.)

이차방정식을 풀자!

위에서 간단히 언급하였지만, $$$x^2=-1$$$을 만족시키는 수인 $$$i$$$를 도입하면 모든 이차방정식을 풀 수 있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복소계수 이차방정식의 해는 복소수로 표현할 수 있다.

계속 진행하기에 앞서서,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상기시켜보자.

$$ ax^2+bx+c=0$$

의 해 $$$x$$$

$$ \frac{-b\pm \sqrt{b^2-4ac}}{2a}$$

이다. (혹시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모른거나 그 유도를 알고 싶다면 방정식과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 포스트를 읽어보자.)

근의 공식에 제곱근이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심장하다! 위에서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x^2=-1$$$이라는 식은 $$$x=\pm \sqrt{-1}$$$로 변형시킬 수 있다. 결국 $$$i=\sqrt{-1}$$$인 것이다. (물론 $$$i=-\sqrt{-1}$$$로 정의해도 완전히 동일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면 ‘$$$b^2-4ac$$$가 음수가 되면…?! $$$\sqrt{b^2-4ac}$$$가 허수가 되어서 이차방정식의 해가 복소수가 되겠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실계수 이차방정식($$$a, b, c$$$가 모두 실수인 방정식)의 해는 근호 안의 부분이 양수이나 음수이냐에 따라 실수가 될 수도, 복소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해의 형태를 판별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이를 판별식이라고 한다. 보통 $$$D$$$라는 기호로 나타낸다.

$$ D=b^2-4ac$$

예를 들어보자. 방정식 $$$x^2+3x+3=0$$$의 해는,

$$ x=\frac{-3 \pm \sqrt{3^2 - 4\cdot 1 \cdot 3}}{2\cdot 1} \\=\frac{-3\pm \sqrt{-3}}{2}\qquad\quad \\=\frac{-3\pm \sqrt{-1}\sqrt{3}}{2}\qquad \\=\frac{-3\pm \sqrt{3}i}{2}\qquad\quad\,\,\,$$

으로 방정식에 들어간 모든 계수가 실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는 복소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차방정식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마치고, 이제 복소평면과 더불어서 복소수의 연산과 그 기하적인 해석에 대해 알아보자. (좀 비약이 있는 것 같지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한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에 달아주세요.)

복소평면이란?

[CC-BY-SA-3.0], via Wikimedia Commons


엄밀하게 정의하려면… [복소해석학] 5. 복소평면처럼 해야하지만, 이 포스트의 목적에 맞게 설명한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2차원 평면에 가로축은 실수($$$Re$$$, Real의 앞 두 글자를 딴 것), 세로축은 허수($$$Im$$$, 마찬가지로 Imaginary의 앞 글자를 딴 것)에 대응시켜서 수를 나타낸다. 이렇게 만든 평면을 복소평면이라고 하고, 여기에 모든 복소수를 대응시킬 수 있다.

왜 이런 복소평면을 소개했을까? 바로 복소수의 절댓값 absolute value편각 argument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각각 그림에서 $$$r$$$$$$\varphi$$$에 해당한다. 이렇게 절댓값과 편각의 개념을 알게 되면 오일러 방정식을 소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금까지는 어떤 임의의 복소수를 $$$a, b\in \mathbb{R}$$$일 때 $$$a+bi$$$로 표기할 수 있었는데, $$$r$$$$$$\varphi$$$로 표현할 수 있는 법은 없는 걸까?

직교좌표계? 극좌표계!

어떤 공간에서—그 공간이 2차원이든, 3차원이든, 혹은 그 이상이든지간에—나타내는데에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새로운 좌표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데, 어떤 데카르트 좌표계(다른 말로는 직교좌표계)에서 (1, 3) 위치의 지점을 나타내는 점을 찍었다고 하자. 2차원이기에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정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둘은 독립적이어야한다. 하지만 이뿐이다! 그 누구도 $$$x$$$좌표의 값과 $$$y$$$좌표의 값을 요구하는 데카르트 좌표계를 강요하지 않는다.

원점에서부터의 거리와 가로축으로부터의 각도, 그 두 가지의 정보가 주어저도 동일한 점(데카르트 좌표계에서 (1, 3)에 해당했던 지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엄밀하게는 좀 더 많은 조건을 확인해보아야겠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 두 정보를 통해 좌표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극좌표계이다.

어떤 점이 데카르트 좌표계에서 (1, 3)에 해당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원점 (0, 0)애서부터의 거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의해 $$$\sqrt{1^2+3^2}=\sqrt{10}$$$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로축과 그 점—정확히는 원점과 그 점을 잇는 선분—이 이루는 각도는 $$$\tan^{-1}{\frac{3}{1}}=\tan{3}$$$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데카르트 좌표계에서 (1, 3)에 해당했던 지점은 극좌표계에서는 $$$\left(\sqrt{10},\ \tan{3}\right)$$$으로 나타내어진다.

일반적으로, 어떤 점이 데카르트 좌표계에서는 $$$ (x, y)$$$로, 극좌표계에서는 $$$ \left(r, \theta \right)$$$으로 나타내어질 때, 이 둘 사이의 변환식은 다음과 같다.

$$ r = \sqrt{x^2 + y^2}\\ \theta = \tan^{-1}{\frac{y}{x}} \quad\ \ \ \,\\ x = r \cos \theta \quad\ \ \\ y = r \sin \theta\quad \ \,\,$$

오일러 공식

그렇다면 이 극좌표랑 복소수랑 무슨 관련이 있을까? 복소평면이란? 마지막 부분에서 복소수를 절댓값과 편각으로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오일러 공식이 바로 그 돌파구이다.

일단 위에서 언급한 데카르트 좌표계와 극좌표계 간의 변환식에 의해, 어떤 복소수 $$$ z = x + yi$$$$$$ r\left( \cos \theta + i \sin \theta\right)$$$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테일러 공식을 통해 $$$\exp$$$ 함수, $$$\sin$$$ 함수, $$$\cos$$$ 함수를 나타낼 수 있다.

$$ \exp x = 1 + \frac{x}{1!} + \frac{x^2}{2!} + \frac{x^3}{3!} + \cdots \\ \sin x = x - \frac{x^3}{3!} + \frac{x^5}{5!} - \frac{x^7}{7!} + \cdots \\ \cos x = 1 - \frac{x^2}{2!} + \frac{x^4}{4!} - \frac{x^6}{6!} + \cdots$$

무언가 감이 오지 않는가? $$$\exp$$$ 함수에 $$$x$$$ 대신 $$$ix$$$를 대입하고 $$$\cos x$$$$$$i\sin x$$$의 합을 비교해보자. 정확히 일치한다! 그 의미는 곧… 아래와 같은 공식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 \exp (ix) = e^{ix} = \cos x + i \sin x$$

이 공식이 바로 오일러의 공식, Euler’s formula이다. 여기에 $$$x$$$ 대신 $$$\pi$$$를 넣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고도 불리우는 오일러의 등식 $$$e^{i\pi} = -1$$$이 되는 것이다. (오일러의 공식을 증명하는 세 가지 다른 독특한 방법에도 관심이 있으면 이를 다룬 포스트 Euler (오일러) 공식의 세 가지 느슨한 증명도 참고해보자.)

i의 i승

이제까지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면 아래의 등식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x + iy = re^{i\theta},\\\mathrm{where}\ r = \sqrt{x^2+y^2}\ \mathrm{and}\ \tan\theta = \frac{y}{x}$$

이제 우리는 어떤 복소수이든 $$$re^{i\theta}$$$의 꼴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복소수의 극형식이다. 그렇다면, 가장 단순한 허수인 $$$i$$$는 극형식으로 나타내면 어떠할까? 일단 $$$i$$$는 실수부는 0, 허수부는 $$$i$$$이기에 변환식에 넣으면 $$$1e^{i\cdot \frac{\pi}{2}}$$$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기하학적으로 보자면—본질적으로 동일하지만—원점으로부터의 거리가 1, 가로축과 이루는 각이 90도, 즉 라디안으로 $$$\frac{\pi}{2}$$$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드디어 끝났다! 이미 느낌이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래의 계산 과정을 보자.

$$ i^i = \left( e^{\frac{i\pi}{2}} \right)^i\\ =e^{\frac{i^2 \pi}{2}}\\ =e^{-\frac{\pi}{2}}\\ =0.2078\cdots$$

끝! …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사실 복소 지수에는 굉장한 성질이 있다. 포스트 내용이 상당 부분 복소 로그 함수와 복소 지수, 그리고 다가성 (multivaluedness)와 수렴하고 있는 것 같지만, 복소 지수 함수에는 여러 값을 배정할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i의 i승의 또 다른 값

위의 내용에서 i의 편각에 $$$\frac{\pi}{2}$$$를 배정한 것에 의구심을 가졌다면 당신은 훌륭한 수학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frac{5\pi}{2}$$$$$$\frac{-3\pi}{2}$$$도 아닌 그냥 $$$\frac{\pi}{2}$$$인가? 사실 그 어느 값을 넣어도 된다. 왜냐하면 정수 $$$n$$$에 대해서 $$$\frac{(4n+1)\pi}{2}$$$의 꼴이라면 항상 $$$\frac{\pi}{2}$$$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일반적으로라면 아래와 같이 계산해야한다.

$$ i^i = \left( e^{\frac{i(4n+1)\pi}{2}} \right)^i\\ =e^{\frac{i^2 (4n+1)\pi}{2}}\\ =e^{-\frac{(4n+1)\pi}{2}}\\ =\frac{0.2078\cdots}{535.49\cdots}$$

이렇게 신비하고도 흥미로운 복소수, 특히 $$$i$$$$$$i$$$승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어보았다.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댓글에 질문을 달아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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